2020년은 코로나19로 달라져야만 했던 일상, 잘 보이지 않았던 사회의 면면 드러난 순간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매일은 잘 살아내려고 힘썼던 날들이었어요. 20년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님께서는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센터에서는 20명의 센터 식구들이 온라인으로 화면에 얼굴을 띄우고 종무식을 했어요.
마스크에 가려져 까마득하던 표정들이 생생하게 펼쳐졌습니다.
30cm 모니터 안에 얼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물리적인 거리는 먼데도 마음만큼은 가깝게 느껴졌어요.
다정하게 종무식을 진행해주신 한 식구가 김현 시인에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어떤 시를 읽으면 좋을지 물어서, 신중하게 시를 한 편 골라왔어요. 마이크를 타고 낭송된 시의 따스함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시의 제목은 <껴안는다>.
눈을 감고 들으니 언젠가 누군가를 꼭 안았을 때의 감촉이 기억에서 되살아났어요.
서로를 마음으로 껴안으며 지난 소회, 고마운 사람, 기억나는 장면을 나눴습니다.
2020년을 '버텨낸 것만으로 우리 모두 참 장하다'고 서로를 위안했어요. 함께 기대어 조금씩 더 나은 방법을 찾았던 해였어요. 그리곤, 2021년은 '몸은 안전하게, 마음은 안정하게' 보내자고 같이 소원을 빌었습니다.
'온라인' 종무식 그리고 종무식에 모인 '사람들'처럼,
2020년엔 달라져도 괜찮을 것들과 변함없이 지켜져야 할 것들을 마주했어요.
이를 잘 분별해내는 지혜를 서로 모으고 나눌 수 있는 2021년이길,
무엇보다 우리 모두 몸은 안전하고 마음은 안정한 2021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